군산여행 미분류

무작정 떠난 여행이었다. 계룡에서의 따분한 생활에 몸서리 치고 있었다. 평일은 평일대로 적막함에 몸을 떨었고, 주말 상경도 슬슬 지겨울 무렵이었다. 평소부터 군산을 염두에 두었다던 J형의 제안에따라 군산으로 떠나게 되었다. 먼저 제안한 J였지만, 가는 그날까지 마음을 확실히 정하지 못하여 내가 서울에 올라가서 함께 출발하게 되었다. 

사실 어느 지방소도시를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이렇게 자세히 둘러보기는 처음이었다. 버스 노선을 알지 못했고(사실 어딜 가야할지도 몰랐고), 택시를 탈 돈도 없었다. 군산구시가 및 주요 코스는 모두 두발로 밟았다. 그저 어렴풋이 생각나는 지명을 시민들에게 물어물어 찾아갔다. 사람들마다 대답이 모두 달랐고, 무척이나 헤매었다. 여행의 한참 중반에 이르러서야 군산시에서 발간한 안내지도책자를 구할수 있었고, 그제서야 구체적인 여행계획을 세우고, 길을 묻는것도 조금 체계적으로 물을 수 있게 됐다.  

군산은 상당히 특이한 도시였다. 많은 영화들이 군산에서 촬영되었다는 소문대로 여느 도시와는 많이 달랐다. 특히 일제시대의 유산들이 많이 남아있었다. 지난 YS정권 시절 일제잔재를 청산한다는 이름하에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하여 많은 근대유산들이 파괴되었는데, 이제와서 이것들이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이름으로 보호되고 있었다. 백년전의 조선은행이나 나가사키은행등은 나이트클럽으로 어느 물류회사의 창고로 이용되었으며, 화재로 많은 부분을 소실하고 있었다. 꼭 그런 유명한 건물들뿐만 아니라, 주변의 많은 일본식 가옥과 함께 충분히 관광적으로 가치가 있어 보였지만, 어딜가든지 우리같은 타지에서 온 관광객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또 하나의 재미는 맛집이었다. 그중 최고는 건물만 50년이 넘었다는 빈해원으로 과연 중국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가운데 홀을 중심으로 좌우 길게 2층 복도가 둘러싸고, 위에는 색색의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되어 있었다. 갑자기 어느방에서 성룡이 튀어나와 아크로바틱을 펼치며 홀 사이를 날아다닐 것만 같았고, 어느 방문을 열면 마작한판이, 또 다른 방에서는 주윤발이 도박판을 벌이고 있을 것 같았다. 일제시대 주요 곡물수탈의 전진기지로 이용되었던 군산항을 중심으로 많은 일본인과 중국인들이 거주하며, 부유한 생활을 하였다고 하는 군산내항일대는 아직까지 남아있는 이국적인 풍경들이 많다.

군산역 주변 어느 철공소 앞, 붓으로 쓴 간판과 한자리 수 국번이 세월을 말해주는 듯.

짬뽕으로 유명하다는 복성루에서. 특이하게 짬뽕에 모시조개와 돼지고기가 들어간다. 
짜장아래로 살짝보이는 면발에 주목하라. 취사장용 둥근 면발.

B컵이하 접근금지?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앞. 마침 야쿠자들이 와 있었다. 

대웅전 뒷편

단순한 천장, 그리고  한번 더 올라가는 경내 구조

긴 복도와 좌우로 무수히 많은 방들, 그리고 방과 방사이가 미닫이문으로 되어있다. 특이하다. 


단빼이 체육관의 모델이라고 한다. 


영화 '타짜'의 평경장의 집. 내부수리로 대문이 닫혀있어 이것밖에.


구 조선은행, 나이트로 이용되었고 그것마저 불이나 처참하였다. 

목이 빠져라 짜장면 기다리고 있다. 



빈해원의 내부, 과연 멋지다.


구 군산세관, 3월이라 아직 눈이 많이 아파 내내 색안경을 벗을수 없었다. 

3천원짜리 간장게장 정식, 서울이라면 1만 3천원은 줘야 할듯.

배부르다

자꾸 밥먹는 우리주변을 서성이던 귀여운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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